지난 주말 다녀온 벚꽃 축제 아니 지옥?

  대구에서 벚꽃 구경은 주로 팔공산이나 이월드로 간다. 내가 간다는 소리가 아니다. 남들이 말이다. 나는 '굳이' 시간을 내 벚꽃을 보러 가지 않는다. 어차피 봄철에는 고개만 돌려도 보이는 게 벚꽃이기 때문이다. 이런 내가 지난 주말, 대구에서 서울까지 벚꽃을 보러 갔다.


  고속버스를 타려다 늦잠을 자버려서...처진 몸을 이끌고 3시간 반을 운전했다. 그렇게 잠실에 도착했고, 우선 롯데월드몰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시네마에서 영화를 보고 나오니 밤 10시가 좀 덜 된 시간이었다.

  실내에만 있어서 못 느꼈는데 바깥으로 나와서 겉옷을 안 챙겨온 걸 후회하기 시작했다. 움츠린 상태로 동호로 발걸음을 옮겼고, 산책로는 발 디딜 틈도 없이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사진 한 장만 올리기엔 뭔가 심심해서 포토샵질을 좀 했다. 사진 상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정말 많았다. 벚꽃 구경을 온건지 사람 구경을 온건지 분간이 안 갈 정도였다.


  축제라서 그러려니 하고 사진 찍으면서 벚꽃을 즐겼다. 겉옷을 챙겼더라면 더 따뜻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었을텐데 계속해서 후회했다. 그래도 이렇게 나와보니, 사람들이 왜 '굳이' 시간을 내 벚꽃을 보러 가는지 조금은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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