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구간단속이 오히려 사고를 유발한다?

  요즘 고속도로를 다니다보면 전보다 부쩍 눈에 많이 띄는 놈이 하나 있다. 바로 '구간단속' 이다. 말 그대로 특정 구간 내에서의 평균 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단속 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였다가 통과하면 다시 가속하는 일명 '캥거루 과속' 을 방지하기 위해 등장했다고 한다.

  2007년 영동고속도로에서 처음 시행됐고, 지금은 중부내륙선, 경부선 등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제목을 다시 보자. '구간단속이 오히려 사고를 유발?' 내 개인적인 생각을 제목에 넣어보았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90-100km/h를 유지하면서 수 키로를 달린다는 건 사실 굉장히 고통스러운 일이다.


  물론, 평소에 운전을 굉장히 천천히 하는 분들이나 고속도로에서 카메라가 없어도 100km/h를 준수하는 분들에겐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대한민국에 그런 사람이 몇 되겠는가.


  며칠 전 일 때문에 경부선-중부내륙선-영동선을 타고 대구에서 서울로 갔었다. 올라갈 때는 낮 시간대여서 괜찮았지만 늦은 밤 대구로 내려올 때 구간단속 때문에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중부내륙선은 편도 2차선 고속도로로, 분기점에서 영동선으로 진입하기전까지 구간단속을 2-3번? 정도 만났던 것 같다. 충주IC ↔ 괴산IC 14.1km에 대한 110km/h 단속을 만났을 때 정말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나겠구나 싶었다.

  새벽 시간대 특히나 겨울에는 히터도 트는데 14km 구간을 110으로 유지하면서 직진한다고 생각하면 잠이 안 올래야 안 올 수가 없다. 관련 기사를 찾아보니 2003년부터 고속도로 사고는 줄고 있는 반면 중부내륙선에서만 85건에서 163건으로 2배 가량 늘었다고 적혀 있었다. 과속 사고로 말이다. 하지만, 고속도로 사고 1위는 과속이 아닌 졸음운전이라는 걸 다들 알고는 있을까.


  과속은 위험하다. 생각없는 과속은 정말 위험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도로에 차가 많이 없는 새벽 시간대에는 오히려 규정 속도보다 속도를 더 내는 것이 운전자의 집중력을 높여주고 졸음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어디까지나 내 생각일 뿐이다.

  구간단속만 얘기하면 재미없으니, 과속 단속 카메라에 대해서도 좀 얘기해보겠다. 대한민국 고속도로, 시대가 어느 땐데 아직까지 제한 속도 100km/h, 110km/h... 90년대 똥차타던 시절 걸었던 리밋을 아직까지 걸어놓고 있는 것이다. 차 성능은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계기판엔 최고속도가 260, 280까지 찍혀있는데 무슨 과속단속을 100으로 하고 있단 말인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시내 구간, 어린이 보호구역 이런데는 50, 30으로 단속해도 좋다. 아무 말도 안한다. 근데 고속도로? 통행료 받아먹으면서 아직까지 속도 제한을 저딴 식으로 걸어놓으면 비싼 톨비 내면서 고속도로를 타는 이유를 모르겠다. 고속도로란 이름도 빼지 왜.


  시대가 변하면 그에 맞게 다른 것들도 따라와주어야 한다. 기술은 나날이 발전해가고 있고, 세금도 그렇게 걷어가면서 왜 고속도로 규정 속도는 아직까지 구시대적일까?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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