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하는 사람이 대단한 이유는?

  오늘은 게임 관련 잡담을 좀 할까 합니다. 제목에도 적혀있다시피 글의 주제가 될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일명 롤입니다. 대한민국에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은 장르 불문하고 정말 많습니다. 수많은 게임들 중 무슨 게임을 가지고 글을 쓸까 고민을 하다가 진입장벽이 굉장히 높고 어느 정도 난이도도 있고 인기 많은 게임인 롤을 선택했습니다.


  진입장벽이 높은 이유는 굉장히 복잡하고 전략적인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5명이 한 팀이 되어 상대 5명과 싸우는 AOS 게임이기 때문에 한 명이 제대로 못해주면 4명이 피해를 보게됩니다. 제대로 못하거나 일부러 못하는 그 한 명을 '트롤' 이라고 부르죠. 하는 사람만 압니다. 게임의 전체적인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알고 어떻게 게임을 풀어가야하는지를 알아야 롤을 할 수 있습니다. 무작정 시작해서 미니언만 먹고 상대만 죽이고 이런 단순한 게임이 아니란 얘기죠.

  자, 이제 롤하는 사람이 대단한 이유에 대해서 얘기를 한번 풀어볼까요? 롤은 RPG처럼 하나의 캐릭터로 플레이하지 않습니다. 게임 시작 전 챔피언을 선택하면 해당 챔피언으로 20-45분 가량의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는 형식입니다. 롤에 총 몇 개의 챔피언이 있는지 아십니까? 19년 01월 26일 기준 142개나 있습니다. 오버워치 영웅이 29개인데 비하면 압도적으로 많은 숫자죠. 물론 출시일 차이도 있습니다만 논점을 흐리는 얘기니 패스하고.


  한 챔피언은 4개의 스킬을 사용합니다. Q, W, E, R(궁극기) 의 구성입니다. 내가 플레이하는 챔피언만 알면 된다? 그럼 상대 스킬은 어떻게 피하고 킬각은 어떻게 잡으며 전략적인 플레이 자체가 안됩니다. 상대를 모르는데 어떻게 싸우나요. 그럼 롤하는 사람들은 142개 챔피언의 스킬 141 * 4 = 568개를 하나하나 다 외우고 있나요? 네. 그렇습니다. 저 챔피언의 Q스킬이 무엇인지, 궁극기는 무엇인지 다 알고있습니다. 정확한 스킬의 수치, 계수, 쿨감까지는 못 외우더라도 어떤 스킬인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정도는 파악을 하고 게임을 한다는 겁니다.

  그럼 롤 시작하기전에 568개 다 외우고 시작하나요? 그건 또 아니죠. 게임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외워집니다. 참 신기하죠? 아마 제대로 시작하면 한 달? 안에는 다 외울 수 있을 겁니다. 길면 두 달. 영단어 책 주면서 한 달 안에 568개 단어 외우라 그러면 할 수 있는 학생들 몇 명이나 있을까요? 근데 참 신기한게 게임은 그게 된다는 겁니다. 모든 걸 다 외우고 꿰차고 있어요. 정말 신기하죠? 그래서 롤 하는 사람이 대단하다는 겁니다. 저도 롤 하지만 568개 스킬 다 알아요. 그냥 머릿속에 들어있죠.


  이게 좀 더 가면 어떻게 되냐. PC방 가서 다른 사람 롤하는 자리 주변을 걸어서 지나가는데 스피커로 나오는 스킬 소리만 들어도 무슨 챔피언인지 아는 경지에 도달합니다. 대단한건지 그냥 게임 폐인인건지 중독성이 강한건지 모르겠지만 참 신기합니다. 그래서 10-30대가 많이 하나봅니다. 나이 좀 있으신 분들한테는 정말로 어려운 게임이 될 겁니다. 못하면 욕 듣고, 재미도 없고 굉장히 복잡하죠.


  단순한 게임은 절대 아니라는 겁니다. 하면서 계속 생각하고 맵 보면서 게임을 어떻게 굴릴지 고민하고 전략적으로 플레이할수록 이길 확률이 높아집니다. 티어가 높아질수록 머리가 좋아지는 느낌이 드는건 기분탓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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