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 K5는 어쩌다 과학이 됐을까?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 보배드림에서는 K5, 특히 흰색 하허호 K5를 과학이라 일컫는다. 그전에 'A=과학' 비유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이 비유는 A라는 사람, 사물 등이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과 99%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쓴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야스오는 과학이다, 야필패라는 말이 나온 이유도 동일하다. 야스오 챔피언을 플레이하는 사람들 중에서 정상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흰색 K5는 과학이라는 말이 오죽하면 붙었을까? 여기서 말하는 K5는 최신 모델이 아닌 주로 10, 11년식 K5다. (사진 출처는 네이버)

  'K5는 과학이다'에 숨겨진 정확한 뜻은 국도, 고속도로를 불문하고 '흰색 K5는 운전을 더럽고 험하게 한다' 이다. 깜빡이 없이 차선변경, 칼치기, 과속, 급정거, 보복운전 등 '아 운전 거지같이 하네~' 하고 보면 흰색 K5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K5 오너들 중 안전운전하는 분들은 충분히 불만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왜? 왜 하필 K5일까? 다른 모델도 많은데...


  이유는 이러하다. 렌터카로 너무 많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당시 그리고 지금도 렌터카 업체에서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는 모델은 K5다. 렌터카 옵션으로 출고되는 모델은 거의 '흰색' 인 것도 한 몫했다. 면허를 갓 딴 20살들은 친구들과 함께 차를 빌려 드라이브도 하고 여행도 가곤 한다. 주로 전연령 업체에서 차를 빌릴텐데 보통 흰색 K5를 내어주곤 한다. 겁 없는 20살 녀석들은 본인의 운전 실력을 과시하고 싶은 마음, 처음 운전대를 잡았다는 설렘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여 과속, 칼치기 등을 서슴없이 한다.

  하지만 렌터카만이 과학을 만들지는 않았다. K5 초기 모델의 디자인은 20대 젊은 층들을 사로잡기에 너무나도 충분했다. 구매층이 젊다보니 자연스레 튜닝률도 타 모델에 비해 높았으며 험한 운전자들이 많아지면서 K5는 국민 양카(양아치 자동차[car]의 줄임말)로 전락해버리고 만다.


  운전하다가 앞에서 급하게 끼어들면 쌍라이트와 함께 크락션을 길게 누르곤 한다. 하지만 흰색 K5 또는 튜닝한 K5 구형 모델이 그러면 끄덕끄덕하고 넘어간다. 참 신기하다. 머릿속에 무의식적으로 '과학' 이라는 생각이 박혀있는 것이다.


  이제 입장을 바꿔서 내가 과학을 보는 것이 아닌 내가 과학을 운전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궁금해서 직접 렌터카 업체에서 흰색 구형 K5를 24시간 6만원에 빌렸다. 난 과학을 운전중이다라는 생각이 드니깐 나도 모르게 험하게 운전을 하게 된다. 어차피 과학이니깐 이해해주겠지, '어휴 저 과학' 이러면서 넘어가겠지 이런 생각이 앞섰던 것 같다.


  K5 오너들을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다. 하지만 길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K5는 정말 운전을 험하게 한다. 과학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오래 전에 구아방(구형 아반떼)이 딱 이랬던 것 같다. 운전을 좋아하고 차를 좋아하는 그 마음은 이해하나, 남한테 피해는 주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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